Jazz Story

솔로들이 모인 언보컬그룹

와대에서 가장 가까운 라이브카페 재즈스토리에 가면 환상의 6인조 보컬그룹을 만날 수 있다. 실력이 쟁쟁하다. 하지만 보컬의 이름이 없다. 간판없는 카페에 이름없는 보컬이다. 그런건 상관없다. 간판은 없어도 분위기 좋은 카페라는 것을 손님들이 더 잘안다. 이름은 없더라도 실력이 뛰어난 언더보컬그룹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껍데기는 없어도 알맹이는 꽉찬 그카페에 그 보컬로 장안에 입소문이 자자하다.

그들의 공연을 보려는 손님들이 홀을 가득 채운다. 듣기만 하면 기분이 좋다. 손님들은 그들의 노랫소리에 맞춰 어깨춤을 춘다.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병맥주를 마신다. 카페 간판이 없어도 잘도 찾아온다. 보컬 이름이 없어도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팝을 열창하는 가수에게서 생기를 느낀다. 고개를 흔들며 드럼 피아노 기타를 쳐대는 모습을 보면서 손님들도 열광을 한다. 기분이 좋으면 어깨춤을 추면서 병을 들어 술을 마신다. 노래를 신청하면 기꺼이 받아준다. 너나 할 것 없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손님과 가수가 하나가 된다. 한곡 한곡이 끝날때마다 함성과 박수소리가 우레와 같다.

남자싱어 이제헌. 여자싱어 김민경. 베이스 김정욱. 드럼 김대용. 피아노 고현숙. 기타리스트 이정철. 하루 3차례 45분씩 공연한다. 공연시작은 1회 20시. 2회 21시 15분. 그리고 마지막 3회는 22시 40분. 손님들이 앙코르를 청하면 연장공연을 하기도 한다. 분위기 좋은 카페로 소문난 이곳에 오면 그들을 만날 수 있다. 보컬 멤버 6명은 개인적으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방송가나 연예계에서도 알아주는 실력자 들이다.

[쟨 내꺼야. 제발 그러지마 이쯤에서 그냥 잊어줘. 쟨 내꺼야. 사랑하는 내게 기분 좋게 그냥 잊어줘…] (쟨 내꺼야 가사중에서).

[난 몰랐었어. 함께 했던 모든게 사랑인지. 내속에 너는 없다고 생각했던 너에게. 사랑한다는 너의 마지막 눈물 멀리 간다고. 언제나 웃던 너였기에 믿을수 없던 눈물…](후애 가사중에서).

남자 리드싱어 이제헌(30). 강성호와 둘이서 듀엣그룹 VOLK(볼크)로 활동하면서 방송을 탔다. 99년1월에 듀엣앨범 '크로스스토리'를 냈다.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서까지 모든 것을 투맨밴드개념으로 둘이서 다 해냈다. 대표곡은 '쟨 내꺼야' '후애' . 팬들의 반응은 그냥 그랬지만 가수로서의 이름이 알려진 계기가 되었다. 근육질 가수. 만능스포츠맨이다. 돌덩이같이 단단하고 우람한 체격이다. 헬스와 태권도로 다져진 몸이다. 태권도는 4단. 가수이면서 무술인이다. 보기만 해도 건강미가 넘친다. 가수로서의 끼는 타고났다. 20살때부터 NO라는 락그룹을 결성했다. 아마가수로 활동했다. 23살부터 2년간 CM송을 4백편이나 했다. 카프리썬. 킨사이다. 코카콜라. 세피아2. 등등.

가수들 앨범에 코러스를 해주면서 실력을 키워나갔다. 1996년 27살 때 가수협회에 정식으로 등록을 했다. SBS 주말드라마 '꿈의 궁전' 의 주제곡을 부르면서 가수로 데뷔를 했다. 노래가 좋아 대학도 다니다 말았다.

'호텔 캘리포니아' "Faith"등 펑키락을 좋아한다. 노래를 매일 매일 마음껏 부를수 있어서 언더가수로 돌아섰다. 손님과 즉석에서 교감하면서 살아있는 음악을 한다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피아노 기타는 어려서부터 익혔다.

여자싱어 김민경(24살). 여고때부터 취미삼아 밴드 보컬로 활동. 본격적으로 노래를 한 것은 2년쯤 됐다. 가수협회 등록은 아직 안했지만 지금 앨범 준비에 들어갔다. 노래를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대구까지 가서 직접 사장이 스카웃을 해왔다. 여기서 활동하면서 더 큰 가수로 성장하기 위한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무대에서 합주활동한 지는 10개월밖에 안됐다.

기타리스트 이정철. 대니정의 매니저로도 활동한다. 드럼 김대용(36). 건대의 전설적 보컬그룹 '옥슨' 출신. 대학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보컬그룹이다. 30대 드럼주자로는 국내에서 최고의 실력자로 통한다. 중3때부터 드럼에 빠졌다. 고교때 밴드활동. 그때 같은 멤버였던 기타리스트 이정철과는 지금도 함께 일하고 있다. 대단한 인연이다.

한사람 한사람을 모으다 보니까 최고의 실력자를 뽑고 싶었다고 업소 주인이 말한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밤무대 최고의 언더그룹이 되었다. 인기있는 그룹의 이름이 없다는 것이 특이하다. 멤버가 언제라도 들락날락 할수 있어서 아직 이름을 짓지 않았단다.

조금 더 세월이 지나 그룹이 안정된 모습을 갖추면 그때부터 '노네임'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셈이다. 자체 음반도 낼 계획이다. 이름은 없어도 호흡은 신기할정도로 잘맞는다. 각자가 자기분야에서 일가견이 있으면서 그런 사람들이 호흡을 맞추고 팀을 이뤄 함께 그룹활동을 함으로써 더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 개성이 뚜렷하고 실력이 뛰어난 하나와 또하나가 모이면 둘이 아니라 셋 또는 그이상의 파급효과가 있다. 연습은 각자 알아서 한단다. 그리고 공연 한시간쯤 전에 이곳에 와서 호흡을 맞춘다. 손님들이 가장 적은 시간대를 이용한다.

이곳에 오면 진짜 음악이 살아 꿈틀댄다. 춤이나 기계 또는 립싱크로 자신의 부족한 음악실력을 보충하기 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그대로 드러내는 발가벗은 음악. 껍데기가 아닌 진짜 알맹이 음악이다. 그래서 라이브가 좋다. 이곳을 즐겨 찾는다는 손님의 말이다.

베이스 김정욱(39). 베이스는 음악의 기둥. 화성적으로나 리듬적으로나 음악의 토대를 이룬다. 화음의 기본이고 뿌리가 된다. 베이스는 드럼주자와 같이 음악의 리듬 형태를 잡아나가는 것이라고 볼수 있다. 중학교때부터 통기타를 쳤다. 고교졸업후 음대 작곡과에 들어갔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베이스기타가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대학 다니면서 반직업 반취미로 레코딩 섹션을 했다. 프로생활 13년째로 언더그룹 멤버 중 가장 연장자. 맏형으로서 멤버간의 결속력을 다지고 그룹을 이끌어가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 지금도 음악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피아노 드럼 등 악기가 놓여있는 라이브무대가 실내면적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주인이 직접 무대도 꾸미고 악기도 구입했다. 청와대에서 가장 가까운 라이브카페는 서울의 한복판인 광화문이나 교보빌딩에서 삼청동 마을버스를 타고 5분이면 갈수 있다. 솔로로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모여서 보컬그룹을 만들어 공연을 하는 라이브 카페. 그곳에서 라이브 열기에 빠져들다보면 어느새 손님도 가수도 하나가 된다. 개성있는 뮤지션들의 보컬공연이 끝나면 각자 뿔뿔이 흩어저 다시 솔로로 돌아간다.

기분이 울적하거나 분위기를 살리고 싶을때 한번쯤 가서 생음악에 흠뻑 취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연락처
경향월드넷(인터넷신문)에서 발췌